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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로키움

경주인이라면 삼국유사를 읽자_김구석(제언)

김구석(경주남산연구소장)

1. 경주인이라면 삼국유사를 읽자.

삼국유사 강독 모임이나 해설 강좌가 많았으면 좋겠다.
경주의 역사와 유적의 이해와 해설에는 삼국유사가 바탕이 되었으면 좋겠다.
역사나 문화유산 답사나 해설에 관심이 있는 분은 대부분 삼국유사를 읽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 해석본을 그때그때 필요한 부분만 발췌하여 읽고 있으며, 삼국유사를 원문으로 정독이나 통독하는 이는 거의 없다.

지금 경주에서 삼국유사를 읽는 모임은 3곳이 있다.

① 유림회관의 정민호선생 - 일찍 시작
② 경주고등학교 김병호선생 - 최근 시작
③ 경주남산연구소에서도 2010년부터 시작해서 지금도 2개반 30여명이 강독하고 있는데, 지금까지 150여명이 참여하였으나, 15년 동안 39명이 수료 하였다.

경주남산연구소에서는 목판본을 제본하여 읽고 있다. 전에는 정덕본을 읽었지만, 지금은 기이편은 파른본, 흥법과 탑상편은 정덕본, 의해편부터 효선편까지는 범어사본을 읽고 있다. 이는 선초본이 활자가 아름답고 원형에 가까워 그러고 있지만, 흥법편과 탑상편은 선초본이 아직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삼국유사를 목판본으로 읽으면 1주에 2시간씩 강독하면 대략 110주 정도 걸리기 때문에 2년 6개월의 긴 시간이 걸린다.

이렇게 시간이 걸리는 까닭은 강독하면서 관련되는 삼국사기 조항도 함께 비교하여 강독하고, 아울러 관련되는 역사유적도 함께 해설하면서 읽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걸린다.

삼국유사의 활자본은 역자의 생각대로 원문을 교감하였고, 띄어쓰기를 하여 역자에 따라 해석이 달라지고 왜곡될 가능성이 많다. 삼국유사를 원본으로 읽자. 그리고 경주에 더 많은 강독 모임이 있어 모든 경주인이 삼국유사를 읽으면 좋겠다.

삼국유사는 번역하는 분들에 의하여 그 해석이 천차만별이다. 삼국유사는 일연스님이 불교적인 연기와 신이를 바탕으로 편찬하였기에 해석 또한 불교적으로 해석 하여야 한다.

예를 들어 二惠同塵에서 오어사와 관련된 汝屎吾魚는 대체적으로 혜공스님이 “원효 너가 누는 똥는 내가 잡은 고기이다.”로 해석하지만, 전혀 아니다. 불교적인 신이로 해석하자면, “원효 너는 똥을 누는구나, 나는 고기를 누는데…” 로 해석된다. 같이 고기를 먹었지만, 원효는 몸을 거쳐 가면서, 소화를 시켰기 때문에 똥이 나오는 것이고, 혜공스님은 도를 이루시어 자연과 합일되었기 때문에 고기를 먹어도 소화를 시키지 않고 몸을 통과한 것이다. 이를 다시 해석하면, “원효 너는 도를 깨치려면 아득하다. 열심히 노력하라.”는 혜공스님의 큰 가르침으로 해석해야 한다. 바로 같은 항목 바로 앞에서 惠宿스님이 넓적다리 살을 베어 구참공의 살륙을 꾸짖은 일화와 비교하면 쉽게 이해가 된다.

원광법사가 중국을 다녀와서 삼기산의 신을 찾아가니, 신이 말하기를

원 문 - 吾亦授戒於神 仍結生生相濟之約
수정안 - 吾亦授戒於師 仍結生生相濟之約

원문의 神을 師로 고쳐야 한다. 이는 불교의 戒代法을 이해하면 쉽게 이해 할 수 있다. 삼천년을 살았던 神通한 神라이라 할지라도 중국에서 정통으로 부처님의 계율을 계승한 원광법사에게서 계율을 받아야 한다.
하나 더 예를 들자면, 마지막 孝善편은 대체적으로 부모에 대한 孝와 善行으로 해석하지만 아니다.
孝善의 이야기는 모두 불교식 孝와 불교를 잘 믿는 일이다. 이곳에서의 善은 바로 불교 잘 믿는 일이다.
그러면 불교를 잘 믿으면 善은 행하지 않아도 되는가? 당연하다. 불교 잘 믿으면 善은 당연히 따르는 것이기 때문에 강조할 필요가 없다.
삼국유사는 불교의 연기와 신이를 함께 공부하여야 한다.

2. 삼국유사를 새로운 문화콘텐츠로 계발하고 활용하자.

삼국유사에는 고조선부터 고려까지의 고대사회에서 이룩된 신화·전설·사상·풍속은 물론 불교의 전래·성장·융성의 양상이 원형 그대로 담겨져 있으며, 더욱이 단군고사와 가락국기·향가 등은 삼국사기에도 남아있지 않은 기사로 다양한 문화콘텐츠의 원형을 제공하고 있다. 제가 지금까지 문화콘텐츠로 활용한 예를 소개하면서 앞으로도 지속적인 문화콘텐츠가 계발되기를 기대해 본다.

① 삼국유사 절터 순례
삼국유사에 기록된 절 이름은 225개소이며, 이중 답사가 가능한 곳은 96개소에 이른다. 특히 경주 주변에 61개소가 밀집되어 있다. (신라 176, 백제 13, 고구려 19, 가야 4, 중국 6, 인도 2)
삼국유사 절터를 순례하면서 할 수 있는 활동 영역은
-삼국유사 강독과 학습
-자료의 조사
-주변 정화
-향, 꽃 등의 공양
-자료 전시회 및 사진전 등
나는 실제 1985년 [삼국유사 절터 찾기 모임]을 구성하여 1996년까지 120회의 절터 찾기 답사 순례를 하여, 3회의 답사 성과 전시회를 열기도 하였다.

② 경주남산 역사 문화 유적 순례(남산관련 27항목)
- 역사의 산, 경주남산
- 삼국유사와 함께하는 경주남산
- 불보살이 머무는 경주남산 - 憬興遇聖 眞身受供
- 자연과 어우러진 남산의 塔像
- 불교조각의 寶庫 경주남산
- 남산 둘레길(삼릉 가는 길, 동남산 가는 길, 남산탐방길)

③ 삼국유사를 통한 문화 축제
-충담재 - 1989년 11월 시작하여 신라문화원에서 계속 전승
-월명재 - 1993년 9월 보름에 시작하여 경주문화축제위원회에서 계속 전승

④ 설화 또는 역사의 현장 유적지를 정비하고, 事績碑 또는 표지석 설치와 향가의 연고지에 향가비 건립

⑤ 삼국유사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연고지에 문화축제를 열어 그 인물의 정신을 계승

⑥ 삼국유사에 등장하는 설화 또는 역사적 사실을 오페라, 연극, 음악 등 이 시대의 새로운 창작극으로 적극 계발

⑦ 삼국유사를 주제로 하는 역사, 신화와 전설, 문화유산 등을 지역별로 해설을 받을 수 있는 애플 개발

동국대학교 고고미술사학과, 관광경영학과 졸업
동국대학교 대학원 미술사학과 수료
경주대학교 대학원 문화재학과 석사 졸업, 박사 수료
)경주남산연구소장
)서라벌대학 국제관광경영과 겸임교수
)동국대학교 평생교육원, 경주대학교 평생교육원 강의
)경주시평생학습가족관, 경주박물관대학, 경주남산연구소 강의
)2010년부터 신라문화원전 강독 및 삼국유사 강독 지도 강의
【주요 논저
           경주남산 佛敎遺蹟의 시대별 형성과정과 特徵

※ 삼국유사아카데미 창립특강(2024. 9. 3) 자료집- 김구석 소장의 제언문